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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이야기

82년생 김지영을 본 86년생 남자의 소감

by 꿈은현실로 2019. 11. 19.

82년생 김지영

 

‘82년생 김지영책이 대략 30대 중반 여성을 상징하는 것이니, 지금의 30대 중반은 86년생 남자라면 또래 여자들의 이야기를 보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82년생 김지영의 책의 명성은 많이 들었는데, 솔직히 심정으로는 그다지 읽고 싶지 않은 소설이었다. 여자가 피해자이고, 남자는 나쁜놈이다라는 이분법적인 해석이 주로 나오는 책에는 뭔가 거부감이 심하게 들었다.

 

그러나 어쩌다 이 영화의 리뷰를 보게 되었는데, 리뷰어가 남자였음에도 상당히 호의적인 평가여서 나도 직접 볼 용기를 내었다.

 

결론은 부모님께도 추천할만한 영화이다.

깊게 파고들면 빈약한 스토리 혹은 개연성 부분에서 약점을 짚어낼 수는 있다. 정유미가 연기하는 주인공은 여자로서 감당해야 하는 육아 혹은 사회적인 역할을 감당하다 빙의라는 정신 질환을 겪게 되는데, 이 부분이 그다지 매끄럽지는 않다.

 

그러나 이것은 스토리 상의 문제이고, 사회적인 공감 부분에서는 상당히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남녀를 떠나서 육아 문제를 감당하는 부부 모두 힘겨워한다. 김지영은 육아로 인해, 집안에서 감옥처럼 지내며 경력 단절과 집안일을 감당하며 살아간다. 남편으로 나오는 공유는 김지영이 힘들어 함을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자상한 남편이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육아휴직 등을 쓰지 못하는 무능한 면도 같이 보인다.

 

영화에서는 여자가 겪는 사회적인 부당함도 다루는데, 이 부분에서 파렴치한 남자도 있지만, 도와주려고 하는 남자가 있다는 것도 명확히 한다.

 

이 영화가 만약 남자 대 여자로서 대결구도로 간다면, 이슈를 더 일으켜 흥행에 도움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손쉬운 방법을 택하지 않고, 남녀 모두 겪는 상황을 나누는데 집중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정말 높이 살만하다.

 

하긴 뭐, 돈 많으면 남자든 여자든 육아에 시달리거나 경력단절이 어쩌니 하는 불평은 필요없겠지.

보고 난 다음엔, 부모님이 봤으면 싶었다.

어머니는 공감되어, 아마 많이 우실 것 같고, 아버지의 반응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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